‘확전 위기’ 달린 가자 휴전협상···타결 가능성은 ‘글쎄’
작성자 : 행복이 등록일 : 24-08-20 06:41 조회수 : 1  
중동 지역 확전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코앞으로 다가온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과 이란은 휴전 협상 타결 시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보류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불참 의사를 밝히는 등 수월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이번 협상이 중동 정세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휴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란이 보복 공격을 보류할 것으로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것이 내 예상이라고 답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휴전 협상 타결이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긴장을 완화할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앞서 로이터통신이 이란 측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성사돼야만 이란이 이스라엘에 직접 보복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보도한 뒤 나온 것이다.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미국과 이란이 확전을 막기 위해 물밑 대화를 이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이란은 최근 며칠 동안 보복 수위를 조절하는 방법을 두고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미국 등 서방 국가와 치열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역시 이스라엘과 전면전은 피하고 싶어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에 거주하는 정치분석가 사이드 레이라즈는 (이란 지도자들이) 인센티브를 얻고 전면전을 피하는 동시에 지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휴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휴전 절차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던 이란 지도자들의 입장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대응 수위와 시점 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란은 대외적으로는 ‘강력한 보복’을 천명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정상이 보복 공격을 자제해야 한다고 낸 성명에 대해 이란 외교부 전날 뻔뻔스러운 요구라고 일축했다.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는 이날 자체 분석을 토대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 관련 건물이 이란의 보복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모사드는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암살 배후로 지목됐다.
미국과 이란의 압박에도 이번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스라엘의 추가 요구가 휴전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5월 중재국에 제시한 휴전안에 가자·이집트 국경에 대한 통제권 유지, 피란민 대상 무기 소지 검문 등 5가지 새 요구를 추가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보도를 부인하며 5월 휴전안에서 모호한 점을 명확히 했을 뿐이란 입장을 밝혔지만, 이스라엘 측 협상가조차 새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요구들이 협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고 NYT는 전했다. 레바논 주재 하마스 대표인 아흐마드 압둘 하디는 이날 NYT에 네타냐후 총리가 성의있게 협상에 임하지 않는다며 휴전 협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대해 포기하지 않겠다면서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비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극우 성향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한 데 대해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도발적 행동은 긴장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휴전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움직임을 최대한 견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은 이날 이스라엘에 F-15 전투기 50대 등 20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잠정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