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원, 과거 범죄로 지원 끊겼던 ‘월남전 후유증’ 유공자에 “지원 계속해야”
작성자 : 행복이 등록일 : 24-08-29 17:39 조회수 : 7  
월남전 참전 이후 악성종양 질병을 앓게 된 국가유공자가 28년 전 저지른 범죄 때문에 고엽제 후유증 지원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단독 이용우 판사는 월남전 참전 유공자 A씨가 서울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 법적용 배제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21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1966년부터 2년 동안 월남전에 참전했던 A씨는 1998년 12월 참전 유공자로 등록됐다. A씨는 2010년 8월 고엽제 후유의증 질병인 ‘악성종양(부산암)’ 사실을 신고하고 ‘고엽제 후유의증 등 환자지원 법률’에 근거해 의료지원 등을 받았다.
그런데 10년 뒤인 2021년 1월 감사원은 A씨가 28년 전 사기범죄로 징역형을 받은 것을 들어 고엽제법 적용 비대상자로 결정했다. A씨가 1989년부터 경영하던 공업사가 적자에 시달려 사채를 빌려 썼는데 이 과정에서 5억원의 채무를 갚지 못해 1993년 3월 사기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은 것이 문제가 됐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보훈심사회는 판단을 바꾸지 않았다. 과거 범죄를 뉘우치는 정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고엽제법 28조3항은 ‘고엽제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사람이 뉘우친 정도가 현저하다고 인정되면 새로 등록신청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021년 12월 해당 처분이 확정되면서 A씨는 그동안 받아오던 정부 지원이 끊겼다.
A씨는 선고를 받고 약 30년 동안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성실히 살아왔음에도 뉘우침의 정도가 현저하지 않다고 본 것은 신뢰보호 원칙과 비례의 원칙에도 반하는 것으로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은 A씨 손을 들어줬다. 이 판사는 고엽제법 28조3항을 일률적·획일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판시했다. 개개인이 처한 사정을 고려해 구체적·개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판사는 A씨가 징역형 선고 이후 별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뉘우친 정도가 현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A씨가 지난 16년간 파견직 아파트경비원으로 근무하다 2020년 고령으로 그만둔 점 등을 들면서 인스타 팔로우 구매 그가 살아온 삶의 행적에 의하면 형사처벌을 받은 뒤로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나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자숙하는 삶을 살아온 것으로 보이고, 현재까지 넉넉지 않은 삶을 영위하고 있다며 고령으로 계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